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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처음 맞은 겨울, 저는 출근할 때마다 보일러 전원을 완전히 껐습니다. 아무도 없는 집을 데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녁에 돌아오면 집이 냉골이라 보일러 온도를 최대로 올려야 했고, 따뜻해지기까지 한 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한 달 뒤 받은 가스 요금은 오히려 예상보다 많이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외출 모드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보일러 외출 모드가 무엇인지, 언제 어떻게 써야 효과적인지 제 경험과 함께 정리하겠습니다.
외출 모드는 어떤 기능일까요
보일러의 외출 모드는 집을 비우는 동안 난방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기능입니다.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실내 온도를 8~10도 안팎으로 유지하거나 일정 시간마다 짧게 가동해 배관 속 물이 얼지 않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즉 외출 모드의 원래 목적은 난방이라기보다 동파를 막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외출 모드로 하루 종일 두었다가 돌아오면 집이 꽤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외출 모드를 난방 절약 기능으로 오해하고 집에 있을 때까지 켜 두면 오히려 춥게 지내게 되니, 기능의 목적을 정확히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절기에 따라 외출 버튼에 집 모양이나 사람 모양 아이콘이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출 모드가 필요한 이유는 보일러를 완전히 끄면 생기는 문제 때문입니다. 보일러 전원을 끄면 바닥 배관 속 물이 점점 식고, 한파가 심한 날에는 배관이나 보일러 내부가 얼어 터질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완전히 식은 집을 다시 데우려면 바닥 콘크리트까지 처음부터 데워야 하므로 많은 가스가 듭니다. 외출 모드는 이런 상황을 막으면서 가스 사용은 최소화하는 일종의 대기 상태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다만 모든 보일러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 집 보일러 설명서나 조절기 안내를 한 번쯤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설명서를 찾아보고 나서야 저희 집 보일러의 외출 모드가 실내 온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외출 시간에 따라 다르게 써야 합니다
외출 모드를 효과적으로 쓰려면 집을 비우는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을 보러 가거나 잠깐 볼일을 보는 정도로 서너 시간 안에 돌아온다면 외출 모드보다 평소 설정 온도에서 2~3도만 낮춰 두는 편이 낫습니다. 외출 모드로 바꾸면 실내 온도가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서, 돌아온 뒤 다시 데우는 데 더 많은 가스가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은 주말에 잠깐 외출할 때는 22도에서 19도 정도로만 낮춰 두는데, 돌아와서도 금방 따뜻해져 만족스러웠습니다.
출근처럼 8시간 이상 집을 비우는 경우에는 외출 모드가 효과적입니다. 다만 퇴근 시간에 맞춰 집이 어느 정도 따뜻하길 원한다면 예약 기능을 함께 쓰는 것이 좋습니다. 예약 기능은 정해진 시간 간격마다 보일러를 일정 시간 가동하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3시간마다 20분씩 가동하도록 설정해 두면 바닥이 완전히 식지 않아 귀가 후 금방 따뜻해집니다. 여행처럼 며칠 이상 집을 비울 때는 외출 모드를 켜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한겨울에 보일러를 완전히 끄고 여행을 떠났다가 배관이 얼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종종 듣습니다. 수리비와 불편함을 생각하면 며칠 동안의 가스비는 훨씬 저렴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 예보가 있을 때는 짧은 외출이라도 보일러를 끄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알아 두면 좋은 보일러 절약 팁
외출 모드와 함께 기억해 두면 좋은 습관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온수 온도를 적당히 낮추는 것입니다. 온수 온도를 너무 높게 설정하면 찬물을 섞어 써야 해서 결국 가스를 낭비하게 됩니다. 설거지나 샤워에 필요한 정도로만 맞춰 두면 충분합니다. 둘째, 보일러를 실내 온도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바닥 온도 기준 방식은 바닥이 정해진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가동되기 때문에, 단열이 잘 되는 집이라면 실내 온도 방식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보일러 주변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보일러가 베란다나 다용도실처럼 추운 곳에 설치되어 있다면 보일러와 연결된 배관을 보온재로 감싸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온재가 낡아 벗겨져 있으면 열이 빠져나가고 동파 위험도 커집니다. 저희 집도 다용도실 배관 보온재가 군데군데 찢어져 있어 새로 감아 주었는데, 그 뒤로 온수가 나오는 속도가 조금 빨라진 느낌이었습니다. 넷째, 장기간 외출 전에는 보일러 압력계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압력이 너무 낮으면 보일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보일러에 표시된 적정 범위 안에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정리하면 외출 모드는 장시간 집을 비울 때 동파를 막고 가스를 아끼기 위한 기능이며, 짧은 외출에는 온도를 조금 낮추는 편이 더 효율적입니다. 보일러를 무조건 끄는 것이 절약이라는 생각만 바꾸어도 겨울 가스 요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올겨울에는 우리 집 생활 패턴에 맞게 외출 모드와 예약 기능을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